지구온난화로 빚어진 검은 대륙의 고통과 끊임없는 분쟁이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지난 14일 밤 방송된 MBC 다큐멘터리 '아프리카의 눈물' 3부 '킬리만자로의 눈물'에서는 계속되는 가뭄으로 일부만이 남은 킬리만자로의 만년설과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마사이족과 모잠비크 사람들의 아픔을 전했다.
킬리만자로 주변을 흐르던 케냐의 강들은 바닥을 드러낸 지 오래였다. 마사이족은 부족문화의 중심인 소를 포기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며, 모잠비크의 수도 마푸토해안은 지반이 약한데다, 해수면이 상승해 도시가 침수 위기에 처해있었다. 불과 10km 떨어진 세피나섬은 이미 절반이상이 바다에 잠겨 처참한 상황이었다.
모잠비크 내륙은 지난 십여 년간 지속된 가뭄으로 극심한 식수난과 기근에 시달리고 있었다. 부족 여성인 아이를 출산하고도 마실 물이 없어 올챙이가 득실대는 더러운 웅덩이의 물을 마시고, 어린 아이들은 가축들이 먹기에도 더러운 흙탕물을 같이 마시는 처참한 상황이 충격을 안겼다.
기후변화로 인한 생활고를 피해 인근 주민들이 몰려드는 대륙의 최남단, 남아공. 그곳에서 벌어지는 빈곤계층의 치열한 생존경쟁은 이주노동자에 대한 무차별 공격(제노포비아,xenophobia)으로 치닫고, 거대한 비극이 되어 대륙전역을 감돌고 있었다.
지난 2008년 5월, 남아공에서는 모잠비크 출신 이주민 에르네스뚜가 주민들의 공격에 의해 도심 한복판에서 산채로 불타죽는 일명 버닝맨 사건이 일어났다. 모잠비크에 남겨진 그의 가족들은 가슴에 씻지 못할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겨우 14살인 알파베토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아버지가 죽어간 땅 남아공으로 떠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차마 어머니에게 말하지 못한 채 어린 가장은 벌써부터
어깨가 무겁다.
'아프리카의 눈물'은 이처럼 아프리카 대륙을 관통하고 있는 처참한 비극의 시작이 바로 지구 온난화라는 사실에 대해 경종을 울렸다. 어쩌면 지국 온난화에 가장 적은 영향을 미쳤을지 모르는 이 아프리카의 부족민들이 가장 큰 고통을 감수하고 있는 것이다.
황폐한 삶 속에서도 유족들은 일주일에 두 번, 산에서 귀한 물을 떠나
묘지에 붓는 것을 잊지 않는다. 망자가 목이 마르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죽어서도 목마른 땅, 아프리카"라고 읊조리는 현빈의 내레이션이 귓전을 울렸다.
방송 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아버지를 잃은 알파베토의 가족을 비롯해 질다, 니제르의 아이들 등 아프리카 주민들에 대한 후원 문의 글이 잇따랐다. 이에 더해 "아무렇지 않게 마시는 깨끗한 물 한 방울을 정말 소중하게 생각해야 될 것", "아프리카에 대해 한 없이 미안함과 죄책감이 들었다", "왜 지구의 '눈물'인지 알 것 같다" 등 시청평들이 올라왔다.
이 같은 호평에도 불구, 이날 방송된 '아프리카의 눈물'은 아시안컵 대한민국 대
호주 경기 중계로 인해 시청률면에서는 6.4%(AGB닐슨 전국기준)의 아쉬운 결과에 그쳤다.
한편 오는 21일에는 제작진의 촬영후기를 담은 4부 '에필로그, 검은 눈물의 시간 307일'이 방송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