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한파' 2040년까지? | date. 2012.08.31 | view. 46,221 |
세계 기후 '온난→한랭' 모드전환 "겨울혹한 향후 30~40년 이어질 것"
아시아는 물론 북미와 유럽 등 북반구가 혹한에 떨고 있다. 폭설이 내린 가운데 수십년만에 찾아온 강추위에 동사자도 속출하고 있다.
반면 남반구는 이상고온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호주에선 철로가 엿가락처럼 늘어졌다. 북반구에서도 캐나다와 미국 알래스카, 북아프리카ㆍ지중해 연안 일부 지역은 평년 기온을 웃돌고 있다.
◇온난→한랭 '기후모드' 전환
기상학계에서는 올 겨울 지구촌을 급습한 이상기후의 원인을 두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그 가운데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이론은 기후가 온난모드에서 한랭모드로 전환돼 2040년까지 '미니 빙하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미니 빙하기설을 주장하는 이들은 화석연료가 연소될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지구온난화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기후는 태평양과 대서양의 해류변화에 따른 '수십년 주기의 진동(MDO)'에 따라 온난모드와 한랭모드를 수시로 갈아탄다는 것이다. 20세기 들어 지구 온도가 눈에 띄게 상승한 것도 기후가 온난모드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북반구에 이상한파가 몰아닥친 것 역시 기후가 한랭모드로 전환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국립빙설자료센터에 따르면 2007년 이후 북극해의 여름 빙하 면적은 40만9000평방마일(26%) 늘어났다.
온실가스 사용을 줄이지 않으면 2013년 북극에서 빙하가 모두 사라질 수 있다던 경고를 무색케 하는 결과다.
모지브 라티프 독일 키엘대 교수와 아나스타시오스 초니스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가 미니 빙하기설을 주장하고 있다.
라티프 교수는 최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을 통해 "1980~2000년과 20세기 초 진행된 지구온난화는 상당부분 기후 주기(온난모드)에 따른 것이었다"며 "이제 주기가 바뀌어 혹한의 겨울이 더 자주 반복되는 것은 물론 여름 기온도 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추세가 앞으로도 20~30년 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초니스 교수는 "1925~1940년 기후가 강력한 온난모드에 돌입하면서 지구 온도가 급상승했지만 1940년 기후가 다시 한랭모드로 전환되면서 1970년대까지 지구 온도는 낮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기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오히려 짙어졌다며 온실가스가 지구온난화의 원인이라는 주장을 견제했다.
윌리엄 그레이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명예교수는 "20세기 후반 지구 온도가 올라간 것은 (MDO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온실가스가 지구온난화에 미친 영향은 5~10%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제트기류ㆍ엘니뇨도 주목
북극의 제트기류와 태평양의 엘니뇨현상도 올 겨울 기상이변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제트기류에 혐의를 두고 있는 학자들은 위도상 북유럽 위에 있어야 할 제트기류가 북아프리카 위까지 내려왔다고 주장한다. 북극의 한기를 가둬두는 역할을 하는 제트기류가 남하하면서 아시아와 북미ㆍ유럽으로 강추위를 몰고왔다는 것이다.
대신 제트기류에 떠밀려 내려온 따뜻한 공기는 위도상 지중해 위치에 있는 지역의 기온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북아프리카나 캐나다, 알래스카 등지의 기온이 평년 기온을 웃돌고 있는 이유가 해명된다.
영국 기상청의 헬렌 치버스는 "제트기류가 너무 남쪽으로 내려와 영국이 그린란드와 시베리아의 차가운 고기압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제트기류의 남하 원인을 아직 아무도 모른다는 데 있다. 일부 학자들은 제트기류의 움직임이 엘니뇨현상과 관련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엘니뇨는 태평양 수온이 평년보다 주기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이다.
또 다른 학자들은 올 겨울 이상기온이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미니 빙하기설이 기후변화 방지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까 경계하고 있다.
데이비드 바이너 전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기후연구소 연구원이 대표적이다. 이스트앵글리아대 기후연구소는 지난해 12월 이메일 해킹사건으로 불거진 '기후게이트'의 진원지다.
바이너는 최근 지구촌을 급습한 한파와 지구온난화는 별개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북반구가 평년보다 좀 더 추운 겨울을 맞고 있을 뿐 온실가스에 의한 지구온난화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올해와 같은 폭설은 앞으로는 보기 드문 이벤트가 될 것"이라며 "아이들은 눈이 뭔지 모르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세계기상기구(WMO)의 오마르 바두르 박사는 "MDO의 강도는 지난 30~50년 사이 가장 셌지만 진동은 곧 멈출 것"이라며 "진동이 수주에서 한달여 정도 지속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진동도 멈출 때가 됐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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