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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 수놓던 별들 어디로…' 야간 빛공해 심각-② date. 2012.08.31 view. 42,444
  • 작성자. Greene

【서울=뉴시스】배민욱 기자 = ◇가로등 주황 불빛이 미치는 영향은?

빛공해로 인해 별 관측이 어려워지면 즉각적으로 피해를 보는 곳은 천문대다. 민감한 천체관측기기는 작은 불빛에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로등의 주황색 빛은 특히 천문대 관측에 큰 지장을 준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천문대는 대도시로부터 100㎞ 이내에는 세울 수 없게 돼 있다. 하지만 일부 대학 주변에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천문대를 이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천문대 주변으로 빛의 방출이 엄격하게 제한돼 있다.1980년에는 캘리포니아주의 릭 천문대를 보호하기 위해 모든 가로등이 나트륨 램프로 교체되기도 했다.

빛공해의 또 다른 피해는 바로 생태계 교란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인천과 경기 등 도심지 주거지역 16개 지점의 주·야간 매미소음도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매미가 우는 지점의 가로등 조도가 울지 않은 지점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인공조명이 밝은 지점에서 매미가 더욱 심하게 운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철새도 빛공해의 피해를 보고 있다. 철새는 달빛과 별빛을 보고 이동한다. 인공조명을 내는 간판과 네온사인, 가로등을 착각해 방향을 잡지 못하고 건물에 부딪혀 죽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다.

미국 웰즈리(Wellesley) 대학의 마리안 무어 교수는 "빛공해가 물고기의 포식행위를 막아 호수에 해로운 조류를 증가시키고 물고기가 전멸하는 원인이 된다"고 주장했다.

빛공해는 사람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준다. 유방암 발병률이 높아진다. 인공불빛에 장시간 노출되면 인간의 필수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분비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늘로 향한 옥외조명의 경우 대기 중 오염물질로 색이 변해 인간의 눈에 악영향을 주기도 한다.

빛공해로 인한 에너지 낭비도 간과할 수 없다. 국제 에너지 기관이 2006년에 발표한 자료를 보면 현재와 같이 과도한 조명 사용이 계속되면 2030년에는 조명에 사용되는 전력이 최고 80%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빛공해 줄이자' 해외 각국 노력…우리나라는?

해외 각국에서는 빛공해를 줄이려는 노력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불을 끄고 별을 켜자'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운 국제어두운하늘협회(IDA)는 70개국 2100여명의 회원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밤하늘에서 별을 다시 찾기 위해 불끄기를 적극 권장한다. 불필요한 조명을 끄면 사라진 별도 되찾고 에너지도 절약할 수 있다는게 그 이유다.

정부가 직접 나서 빛공해를 추방하는 운동을 벌이는 나라도 있다. 이탈리아는 매년 10월4일을 '빛공해 인식의 날'로 정하고 조명 시설이 잘 된 곳을 찾아 시상을 하는 대국민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2년부터 3년간 한 신문사에서 '대기오염 측정을 위한 전국 밤하늘 관측회'가 열린 것이 빛공해 방지운동의 시초다.

2004년부터는 에너지시민연대를 중심으로 '에너지의 날'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 행사는 '불을 끄고 별을 켜다'란 구호로 매년 8월 중 하루를 정해 오후 9시부터 5분간 자발적으로 소등을 유도하는 캠페인이다.

지난해 서울시에서는 지자체로서 최초로 빛공해를 방지하는 조례안을 만들어 입법예고하기도 했다. 특히 2009년 9월 국회에 제출된 '빛공해방지법안'이 지난해 9월7일에 국회에 상정돼 공청회와 포럼 등 법안제정을 위한 국민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법안이 시행되면 과도한 인공조명으로 인한 환경오염이 줄어들고 에너지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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