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해양 생태계, 6대 멸종 단계 진입 | date. 2012.09.01 | view. 44,734 |
해양오염과 기상이변으로 인해 과거 5500만년 이래 볼 수 없었던 ‘해양 생물의 대량절멸’(大量絶滅)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최근 영국에서 공개됐다.
비영리 연구기관인 ‘해양연구국제계획’(IPSO)의 지원 하에 작성된 문제의 보고서는 세계 유수의 해양과학자 27명이 올해 4월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에 모여, 집대성한 연구 결과다.
현재 바다 환경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는 3가지가 있다. 온난화, 산성화, 산소부족으로 모두 인간활동이 직접적으로 야기시킨 것들이다.
그동안 이 같은 요인은 개별적으로 연구되어 왔다. 이들 요인이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지에 대해 이해 할 수 있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연구를 총괄해온 해양 과학자들은 해양환경이 UN의 ‘기후변화에관한정부간패널’(IPCC)가 2007년 발표한 최악의 시나리오와 일치하는지, 또는 시나리오를 상회하는 속도로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지를 밝혀냈다.
이들 과학자들은 해양생물 대량멸절의 요인과 관련, 생물학적 요인과 화학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지구계’(地球系)의 광범위한 붕괴를 가져올 징조라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 해양환경 상황은 심해 생물의 50%이상이 사멸된 5500만 년 전 팔레오세기(공룡 대멸종 이후 시기) 직전의 상황과 많은 점에서 일치한다.
IPSO를 이끌어온 옥스퍼드 대학의 알렉스 로저스 교수는 “우리는 그동안 총합적 리스크를 과소평가해왔다. 개별 요인이 증대되면 해양환경은 최종적으로 모든 요인을 합친 것 보다 크게 악화된다. 현재 해양환경은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악화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해양생물의 멸절을 야기시키는 복수의 요인
바다의 산성화와 이에 따른 연쇄반응은 지구의 기후계(氣候系)에 대량의 이산화탄소(CO2)가 유입되는 원인이 된다.
바다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25%가량을 흡수하는 거대한 스펀지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CO2의 과다흡수로 포화상태가 지속되면 지구상의 모든 생태계에 평형상태가 붕괴된다.
미국과 영국의 해양 지질학자들은 해저화산 분화의 급증이 해양생물의 대량멸종을 가속화 시키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들은 어느 특정 시기 해저의 화산들이 극렬하게 폭발해 잠자고 있던 해저의 메탄과 이산화탄소 등이 순식간에 대량으로 지구 대기를 휘감아 생물의 대량멸종을 야기시킬 수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바다에 흡수되고 있는 CO2의 역할은 이미 팔레오세기 직전의 상황을 훨씬 웃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O2의 증가와 함께 해양오염도 해양생물 멸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를 들어 질소를 함유한 화학비료와 병원균 및 환경호르몬 등이 해양에 유입됨으로써 전 세계 산호초의 75%가 떼죽음을 당했다. 또 최종 포식자인 상어 등 대형 어류의 남획으로 인해 바다의 먹이 사실이 붕괴되어 조류와 해파리 등의 이상번식이 확산되고 있다.
어(漁)자원 남획 실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어족의 63%가 과다하게 잡혀 사라지고 있으며, 특히 1930년대 처음 발견된 황순어는 남획으로 인해 70여년만에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이 때문에 어자원이 줄어 혼획으로 우연히 잡히는 물고기 역시 과거보다 90% 이상 줄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해수온도 상승, 산성화, 해수의 산소결핍 증세 때문에 ‘죽은 바다’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바다를 떠다니던 플라스틱이 조각이 돼 가라앉으면서 이를 먹은 해저 어류가 치명상을 입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보고서를 공동집필한 국제자연보호연합(IUCN)의 다니엘 라폴리는 “우리는 해양생물의 대량멸종 위기에 대처하게 될 마지막 세대가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번역/정리 김필재 기자 spooner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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