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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날씨’ 온난화로 병드는 지구 date. 2012.09.01 view. 48,913
  • 작성자. Greene
ㆍ한파-폭염·홍수-가뭄 해마다 전세계 기상재해 심화


△ 2011년 1월 16일 한파 내습으로 철원 영하 24.3도, 문산 영하 23.0도, 서울 영하 17.8도, 춘천 영하 22.5도, 대전 영하 16.1도, 대구 영하 13.1도, 부산 영하 12.8도, 광주 영하 11.7도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이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다. 일반적으로 겨울철 한파가 내습할 때에 위성영상에 나타나는 구름 분포를 보면 한기가 남하하면서 해상을 통과할 때 해수면 온도와 기온의 차에 의해 해상에 적운형 구름이 바람 방향을 따라 발생한다. 위 영상은 올 겨울 들어 한반도에서 한파가 가장 강했던 1월 16일 천리안 위성(시험운영 중)으로 관측한 한반도 주변 가시영상으로, 중국과 몽골에서 남하하는 한기에 의해 해상에서 빗자루로 쓸어내리는 모양의 발달한 적운열이 잘 관측되었다. |자료제공: 국가기상위성센터

지난 겨울에 이어 이번 겨울에도 한파와 폭설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다. 이번 겨울에는 서울에서 아침 기온이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날이 벌써 19일로 1986년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따뜻한 겨울이 지속되면서 추위에 더욱 민감해진 경향도 있다고 생각된다.

기상청에서 2010년 우리나라에 나타난 이상기후 현상과 8개 분야에 대한 사회경제적 영향을 종합하여 발간한 ‘2010년 이상기후 특별보고서’(www.climate.go.kr)를 보면, 2010년에는 겨울에 한파와 폭설, 봄에 저온, 여름에 폭염과 태풍, 가을에 황사가 특징적인 현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는 지구 온난화, 북극의 이상난동, 엘니뇨에서 라니냐로의 전환, 여름철 북태평양 고기압의 발달 등으로 인한 대기순환의 변동을 들 수 있다. 이상기후로 농업 부문에서는 한파, 폭설, 저온, 일조량 부족, 강풍 등의 피해로 배춧값 파동 등이 발생했다. 자연재해 부문에서는 한파와 폭설, 집중호우로 인하여 인명피해와 침수, 교통장애 등이 발생했으며, 특히 태풍 곤파스로 인하여 서해안과 수도권에서 강풍 피해가 발생하였다. 에너지 부문에서는 전 계절에 걸쳐 에너지 소비가 증가하였는데, 기온 변동이 20% 이상 기여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대기·해류 기후 순환계 이상 ‘적신호’
세계기상기구에서 정리한 2010년 이상기후 목록을 보면 세계 각지에서 홍수, 가뭄과 폭염, 한파와 폭설, 호우, 태풍 등 다양한 기상재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파키스탄에서는 7월에 홍수로 1500명 이상이 사망하고 2000만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하였다. 러시아에서는 폭염과 가뭄이 발생하였는데 모스크바의 7월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7.6도 이상 높았으며, 폭염으로 11만명 이상이 추가 사망한 것으로 분석되었고, 가뭄으로 인하여 극심한 산불이 발생하고 식량생산이 감소하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파키스탄의 홍수와 러시아의 가뭄이 연관되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일본에서는 2010년을 상징하는 글자로 서(暑)를 선정한 바 있으며, 파키스탄에서는 5월에 모헨조다로에서 기온이 53.5도까지 상승하여 최고기록을 경신하였다.

지난 겨울은 북반구 중위도 지방에 위치한 유럽, 북미, 아시아에서 한파와 폭설이 자주 발생하여 많은 피해를 입었다.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일부에서 한파와 폭설이 발생한 반면 지중해 연안에서는 고온건조한 날씨가 나타났다. 북미에서는 미국 동부에서 한파와 폭설이 발생하였으나 캐나다의 경우 겨울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4도 이상 높고 건조하여 기록을 경신하였다. 특히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에는 눈이 내리지 않아 스키 경기 진행에 많은 어려움이 발생하였다. 북극해에서는 여름철 해빙 면적이 세번째로 적었으며, 가을에 들어 해빙이 다시 어는 현상이 늦어진 것으로 관측되었는데 이는 캐나다 북부와 그린란드의 기온이 높았던 영향으로 해석된다. 남극해의 해빙 면적은 평년보다 다소 많았으며 기온은 평년보다 약간 높았다.

서울의 -10도 이하 발생빈도. 1950~1953년은 한국전으로 결측되었으며, 2011년 자료는 1월 1~20일 발생빈도임. |자료 기상청


오스트레일리아와 인도네시아에서는 호우로 인한 피해가 많이 발생하였는데 이는 여름철 이후 강해진 라니냐 현상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구 반대편인 아마존은 가뭄으로 인하여 아마존의 지류인 네그로 강에서 최저수위 기록을 경신하였다. 중국의 남서부에서도 봄철에 극심한 가뭄이 발생하였다. 열대저기압의 발생은 전반적으로 북대서양을 제외하고 적은 수가 발생하였는데 북태평양의 태풍 발생은 기록적으로 적었다.

지난 10년 평균기온 최고기록 경신
2010년의 이상기후를 다시 보면, 지구의 기후 변화를 간단하게 설명한다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겨울에도 한파와 폭설로 인한 이상기후가 발생하고 있다. 북극지방의 기온이 상승하면서 강한 음의 북극 진동이 지속되고 있는데, 이로 인해 북극의 찬공기 소용돌이가 약화됨에 따라 북극지방의 한랭한 공기가 중위도로 남하하여 지난 겨울과 비슷한 패턴으로 중위도 지방에서 한파와 폭설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당분간 북극 진동은 지금의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한파의 발생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엘니뇨나 북극 진동은 자연적인 현상의 일부이다. 이러한 현상은 수개월이나 수년에 걸쳐 변동하는데 매년 평균기온을 구해보면 그 값이 차이가 나는 것은 자연적인 변동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기후 변화(지구온난화)는 수십년 이상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장기간의 변동추세를 분석하고 지역적인 변화보다는 지구 전체의 평균적인 변화를 보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최근 세계기상기구에서는 2010년이 관측 기록상 가장 더운 3년에 포함되며, 2001~2010년의 10년 평균기온은 10년 평균기온 기록 중 가장 높다고 분석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0년은 평년 수준이나, 10년 평균은 최고 기록을 경신하였다. 미래에는 지구온난화가 진행됨에 따라 저온현상은 감소하고 고온현상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의 기온 관측을 분석해 보면 1950년까지는 -10도 이하인 날이 평균 30일 이상 지속되었으나, 50년대, 60년대에는 평균값이 20일대로 줄어들고 70년대, 80년대에는 10일대로, 90년대와 2000년대에는 10일 이하로 줄어들고 있어, 우리나라에서도 지구온난화가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지난 겨울과 이번 겨울처럼 추운 날이 자주 나타나서 추위에 더 민감해 질 수밖에 없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온난화는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권원태<국립기상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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