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가 가속되면서 유럽의 생태계가 빠르게 훼손되고 있다는 2건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는 8일(현지시간) 유럽의 평균 기온이 빠른 속도로 상승해 나비류와 조류가 적합한 서식지로 이동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08년까지 유럽의 평균 기온은 1℃ 상승했다.
이는 지난 한 세기에 걸친 지구 평균 기온 상승폭 보다 25%나 더 높은 급격한 변화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나비류와 조류는 그러나 이 같은 온난화 속도에 맞춰 서식에 적합한 좀 더 서늘한 기온대로 이동하지 못하고 있었다.
연구진은 원래 서식지와 같은 기온대에 살기 위해 이들이 북쪽으로 249km를 이동해야 한다고 계산했으나 실제 이 기간 나비류는 114km, 조류는 37km를 이동하는 데 그쳤다.
연구진은 온난화가 애벌레나 초목 등 이들의 먹이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적합한 서식지로 이동하지 못한 나비류와 조류는 개체 감소의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산식물도 온난화로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오스트리아 빈대학 연구진이 기상 관측이래 가장 기온이 높았던 2001년~2008년 사이 유럽 전역의 산 정상 60곳에서 초목 표본 867점을 수집해 조사한 결과다.
국지적인 수준에서는 눈에 띄는 변화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으나 유럽 대륙 차원에서는 전통적으로 알프스 지역에 서식하던 한대식물이 온대식물에 자리를 내 주고 있었다.
연구를 이끈 마이클 고트프리트 박사는 "고위도에서 온대식물을 예상보다 훨씬 많이 발견했다"며 "많은 한대식물이 말 그대로 산에서 밀려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일부 낮은 산악지대에서는 고산 목초지가 사라지고 키 작은 관목이 그 자리를 차지해가는 광경이 목격됐다고 보고했다.
두 연구 결과는 학술지 `자연 기후 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실렸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