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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에 쩍쩍 갈라진 남미, 브라질·파라과이 ‘절망’ date. 2012.08.20 view. 46,259
  • 작성자. 박조용

가뭄에 쩍쩍 갈라진 남미, 브라질·파라과이 ‘절망’

브라질 일부 지역에서 비상사태 선포…라니냐 탓 피해 확산

지난 17일(현지시각) 촬영한 사진으로 파라과이 아순시온 인근의 콩밭이 가뭄으로 바짝 마른 모습. (AFP=연합)
남반구에 위치하는 남미 대륙이 때 아닌 가뭄에 허덕이고 있다. 식수난이 심각해지자 일부 주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나섰지만 무심한 하늘은 목마른 사람들의 애만 태우고 있다.

17일(이하 현지시각) 브라질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유독 가뭄이 심각한 곳이 브라질 남부 지역이다. 벌써 수개월째 비가 내리지 않아 심각한 식수난에 직면했다. 농작물이 바짝 말라 생산량이 뚝 떨어졌고 이 때문에 식료품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처럼 가뭄은 사회문제까지 촉발했다.

브라질 남부에 위치하는 리우 그란데도술주와 산타 카타리나주, 파라나주의 피해가 상당히 극심하다. 리우 그란데도술주의 경우 291개 도시에서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이미 150만 명이 가뭄 피해에 직면한 상태다. 산타 카타리나주 정부 역시 80개 도시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는데 지금까지 가뭄 피해를 당한 주민은 49만 명을 훌쩍 넘었다. 파라나주의 137개 도시도 비가 오지 않아 곤혹을 느끼고 있다.

가뭄은 남미 대륙 남쪽으로 확산하는 형국이다.

브라질과 경계를 마주하고 있는 파라과이 역시 가뭄이 심각한 수준이다.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파라과이가 두 달째 가뭄에 허덕이면서 농민 피해가 극심한 가운데 최근 정부가 직접 나서 긴급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나섰다. 페르난도 루고 파라과이 대통령은 17일 긴급 성명을 발표하고 가뭄 발생 지역에 비상경계령을 발효하는 한편 식량 공급을 지시했다.

가뭄은 곡물 생산량을 저하시키는 등 2차 피해를 양산하고 있는데 브라질의 경우 수확물 양이 뚝 떨어지면서 현재까지 1조 2천 8백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브라질 정부는 올해 대두 수확량이 전년에 비해 4.7%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1996년 이후 브라질이 맞은 두 번째 식량 위기라고 할 만큼 사태는 녹록치 않다. 파라과이 역시 곡물 생산량의 최대 50%가 줄어들 것이라는 비관적인 분석이 나온 상황이다.

가뭄으로 인한 곡물 생산량 감소는 전 세계 곡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차지하는 대두 생산량이 전 세계 생산량의 절반에 가까운 47%에 달하기 때문이다.

브라질이 수개월째 가뭄으로 피해가 발생하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집중호우와 산사태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지난 13일(현지시각) 촬영한 것으로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AP=연합)
한편 전문가들은 남미를 괴롭히는 가뭄이 라니냐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라니냐는 동태평양의 해수 기온이 평년보다 0.5도 낮은 저수온 현상이 5개월 이상 지속하는 이상해류 현상이다. 이는 전 세계에 극단적인 기상현상을 촉발시키는데 때아닌 장마나 가뭄, 추위 등이 바로 그것이다.

기상 전문가들은 남미를 강타한 가뭄 역시 이 라니냐로 인한 것이라고 보고 있으며 이 때문에 브라질과 파라과이는 물론 남미 대륙의 끝에 위치한 아르헨티나 역시 가뭄에 허덕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해류 현상이 심각한 이유는 지역을 달리해 서로 다른 극단적인 기상현상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실제로 브라질 남부가 가뭄으로 바짝 타들어가는 반면 남동부의 리우데자네이루나 미나스제라이스 등 지역은 집중호우와 이로 인한 산사태로 고통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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