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공포 시달리는 日 아이들, 잠도 못 자고 통곡
일본 미야기현 오나가와의 한 초등학교에서 지진 대비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AFP=Yonhap)
지난달 11일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규모 9.0의 지진 이후 이 지역 아이들이 심각한 고통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우려를 쏟아내며 자신의 고통을 말로 충분히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다 신중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5일 일본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지진 피해가 극심했던 미야기현의 한 세 살배기 아이 A 양은 지진 발생 3일째부터 “꿈에 지진이 나온다” “무서워 무서워”라며 통곡한다. 아이의 엄마는 수면제로 아이를 달래는 실정이다.
A 양이 이처럼 극심한 공포에 시달리는 이유는 지난달 11일 오후 낮잠을 자던 중 지진을 겪었기 때문이다. 갑자기 집이 거칠게 흔들렸고 이웃집 벽이 무너져 내렸다. 이후 잠을 자면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극심한 불안감 때문에 A 양은 엄마의 품에 안긴 후에도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고 신문은 전했다.
또 A 양의 언니 B 양 역시 보육원에서 낮잠을 자던 중 쓰나미가 온다는 다급한 목소리를 듣고 잠옷 차림으로 도망갔다.
산케이신문은 병원 관계자의 말을 빌려 “3세 아동의 경우 성인과 달리 수면제를 먹어도 쉽게 잠을 잘 수가 없다. (대피소)주변에 사람이 많은데다 환경이 낯설어 심적으로 큰 부담이 생기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신문은 미야기현의 또 다른 피해 어린이 C(5) 양이 지진 발생 후 3주 동안 일절 말을 하지 않거나 식사를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해 발열과 구토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끊임없이 말을 걸고 불안과 공포를 받아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