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인근에서 구조대원이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후 5시 16분경 일본 후쿠시마현을 강타한 규모 7.0의 지진 후 산사태가 발생해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쓰나미가 오지 않아 다행인가 싶었지만 갑자기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쓰나미가 닥칠 경우 고지대로 피하는 것이 최상의 방책으로 여긴 일본인들은 지진으로 산이 무너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도저히 피할 곳이 없다’는 절망감에 사로잡혔다. 일본은 그야말로 패닉 상태다.
산사태가 발생한 곳은 후쿠시마현 이와키시의 한 산간마을. 이와키시는 11일 발생한 지진의 진앙과 불과 30km 떨어진 곳이다. 와르르 무너진 토사는 순식간에 가옥 3채를 덮쳤고 집안에 있던 주민들이 그대로 갇혔다.
산사태로 쏟아진 토사가 도로까지 막았고 소방관과 경찰관 약 50명은 우회 도로를 이용해 겨우 현장에 도착했다. 이들은 밤 늦은 시간까지 중장비 3대를 이용해 토사 제거 작업을 진행했다.
당시 산사태 현장에 있던 한 주민은 일본 아사히신문과 인터뷰에서 “흔들림이 수직으로 발생했다. 위아래로 흔들리는 진동이 갑자기 일어나 집에서 뛰쳐나와 산을 올려다보니 중턱 부근에 있는 나무가 흔들리며 쿵 소리가 났다. 산사태가 일어난 줄 알고 동쪽으로 쏜살같이 달아났다”고 말했다.
신문과 인터뷰한 또다른 주민은 “심한 수직 진동이 반복되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어떻게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살아있는 느낌이 없다”고 토로했다.
후쿠시마현과 인접한 이바라키현 북부까지 진동은 그대로 이어졌고, 설상가상 폭우가 쏟아진데다 천둥까지 내리쳤다. 지진 발생 직후 기상청은 이바라키현에 해일 경보를 발령했다가 이날 오후 6시 5분에 해제했지만 주민들은 곧바로 대피소로 모여들었다.
대피소에 모여든 주민 중 한 사람은 아사히신문과 인터뷰에서 “3월 11일 만큼 흔들림이 심했다. 여진만 발생하는 게 아니라 번개도 온다. 이제는 싫다. 정말 싫다”며 괴로워했다.
일본 산케이신문 역시 많은 사람들이 잦은 지진과 쓰나미 공포에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후쿠시마현의 한 음식점 점원은 지진 발생 당시 상황에 대해 “눈이 핑핑 돌 정도로 강력한 흔들림이 수십 초 동안 계속됐다. 손님들은 ‘쓰나미는 오지 않나’라고 불안한 목소리로 물었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쓰나미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나 침착해졌다고 생각했는데…”라고 말하며 끊임없이 잇따르는 공포에 불안감을 그대로 드러냈다.
한편 12일 오전 8시 8분경에도 지바현 동부 연안 지하 30km 지점에서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했다.